“다나. 내 말 들어 봐.”
비에고는 제게 안긴 여자의 머리에 턱을 기대었다. 빈틈없이 부둥켜안은 채 속삭였다.
“그날 밤을 기억해?”
“비에고. 나 무서워.”
“내게 물었지. 널 좋아하느냐고.”
아직도 귓가에 선명하다.
그 푸른 목장, 작은 오두막에서의 밤.
“세상에서 네가 제일 좋아.”
좋아한다는 말을 쉴 새 없이 속삭이던 그녀의 목소리.
“비에고는? 비에고도 내가 좋지?”
아무 대답도 돌려줄 수 없었던 그 순간은 지금처럼 깊고도 짙었던 밤이었다.
그 순간을 떠올리며, 비에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 삶에서 너를 좋아하지 않은 시간은 아주 짧아. 그래서 너를 좋아하는 마음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겠어.”
“날 죽여 줘.”
“그것은 이미 내 삶이니.”
“부탁해.”
“전부 잊고 싶다고 했지.”
“제발…….”
“잊게 해 줄게.”
떨리는 총구가 그녀의 머리에 닿았다. 비에고는 한숨을 쉬었다.
“넌 그저 나쁜 꿈을 꾼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