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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로.”

  이그니스가 힘겹게 물었다. 까맣게 썩은 눈으로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이제 어디로 갈 거냐.”

  진심으로 궁금한 듯했다.

  그래서 다나는 흐느낌을 삼키며 이그니스의 검은 손을 붙잡았다.

  “진짜 집으로 돌아갈 거예요.”

  말해 주고 싶었다. 전부, 전부 다.

  “이건 비밀인데…… 실은, 이건 제 진짜 몸이 아녜요.”

  오감을 잃어 가고 있을 이그니스에게 잘 들리도록, 그의 귓가에 얼굴을 내리고는 속삭였다.

  “제 진짜 몸은 따로 있어요. 이제 저는 제 몸으로, 제가 사는 세계로 돌아갈 거예요.”

  “멀어?”

  “네. 아주 멀어요.”

  “그럼 얼른 가.”

  마지막일까, 이그니스가 크게 호흡한다.

  “이름…….”

  검게 물든 입술이 아주 희미하게 달싹였다.

  “진짜 이름이 뭐야.”

  그녀의 숨소리보다 작은, 그래서 들리지 않을 만큼 너무나 작은 목소리. 그러나 온 힘을 다해 집중하던 다나에게는 똑똑히 들렸다.

그래서 대답했다.

  “연다나.”

  들었을까, 아니면 듣지 못했을까.

  “제 이름은 연다나예요.”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