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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아이에게, 그 아이가 바라는 것만 안겨 주시면 저는 모든 것을 잊을 수 있을 거예요. 그 아이야말로 내 목숨이니까.
  흐릿하게 짓뭉개진 기억 속 여자가 속삭였다. 제 목숨을 두고 갔노라고.
  “모두 잊는다면, 나도 잊을까.”
  루드비히가 클라우스를 응시하며 물었다. 망령은 대답이 없었다. 루드비히가 웃었다.
  “나를 잊을 수 있다면……. 그래야지.”
  루드비히는 홀린 것처럼 중얼거렸다. 나를, 영영 잊기만 한다면. 네가 죽어서라도 편안해지려면.
  “비올레타.”
  이 방에 들어선 후 처음으로 그녀를 선명하게 부르는 음성에 비올레타가 고개를 들었다. 루드비히는 여전히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곧 파사칼리아가 죽은 계절이 돌아오는구나.”
  “어느덧 여름이 가까워졌으니…….”
  “시간이 그리, 얼마 남지 않았다. 이 손안에서 이미 많은 것이 떠나갔구나.”
  “폐하…….”
  “그중 태반을, 네 손이 쥐고 있길 바란다.”
  “…….”
  “나의 딸아.”

레디메이드 퀸 3권 (완결) | 어도담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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