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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란하는 빛 가운데 아서는 웃는다. 이가 드러나고 눈꼬리가 접히는, 후련하고도 맑은 웃음이다. 기억된 세계가 파괴되는 혼돈의 도가니가, 동무와 함께 뛰어든 즐거운 놀이터이기나 한 것처럼.

저 애와 같이 걷는다면, 고난의 순간조차도 항상 고통스럽지는 않을 것이다.

물은 따듯한 비처럼 아래에서 위로 쏟아져 내리고, 그 생생한 감각은 이 순간의 현실성을 북돋울 뿐이다.

이곳은 현재고, 저 애는 지금을 산다.

이렇듯 현재형의 우정이 존재하는 장소를 어떻게 사후적 연대기의 일부로만 여길 수 있을까.  

‘그런 건 불가능해.’  

마침내, 클레이오 아세르는 당면한 현실을 받아들인다.

일종의 패배적 체념 가운데에서. 그는 더 이상 이야기를 바깥에서 관망하는 제 3자로 남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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