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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하필 지긋지긋한 날들 중에 찾아온다. 사랑을 믿는 자들, 합성섬유가 그 어떤 가죽보다 인간적이라는 걸 모르는 자들, 방을 바꾸면 고뇌도 바뀔 줄 알지만 택도 없는 소리이다. 천국은 없다.

사랑이 한때의 재능이었다는 걸 깨닫는 순간은 인간에게 아주 빨리 온다. 신념은 식고 탑은 무너진다. 무너지는 건 언제나 상상력을 넘어선다. 먼지 휘날리는 종말의 날은 생각보다 아주 짧다. 다행히 지칠 시간은 없다.

탑의 기억이 사라질 즈음
세상엔 새로운 날이 올 것이다.
지긋지긋한 어떤 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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