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기해 주고 싶은데 기억이 잘 안 나. 너무 많이 잊어버렸어. 내가 몇 살인지 까먹을 때도 있어. 근데 네 나이는 안 잊으니까, 거기다가 두 살을 더하면 내 나이가 되니까……. 그렇게 계산해 봐야 알아.”
그가 말할 때마다 맞닿은 살갗을 통해 낮은 진동이 전해졌다. 그것마저 자장가처럼 들릴 정도로 졸렸다.
“학교 바깥엔 뭐가 있었지? 난 뭘 좋아했었지? 아……. 맞아. 현아, 너는 사과를 좋아하잖아. 나는 딸기 좋아해. 딸기 케이크랑, 주스랑, 또 뭐가 있더라. 커피든 담배든 쓴 건 다 안 좋아하고…….”
그는 떠오르는 대로 아무 말이나 주워섬겼다. 듬성듬성 구멍이 뚫리고 조각나 버린 기억을 힘겹게 끌어모았다. 쉴 새 없이 말해서 나중엔 목소리가 조금씩 갈라졌다. 그래도 멈추지 않았다.
데드맨 스위치 3권 (완결) | 아이제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