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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바닥을 보던 녀석이, 천천히 고개를 들며 말을 이었다.

“언젠가 이 모든 시나리오가 끝나면, 다시 소설을 쓰고 싶어질지도 몰라.”

한수영이 그렇게 진지한 눈으로 나를 바라본 것은 처음이어서, 나는 조금 놀랐다. 한수영이 계속해서 말했다.

“그때, 내 소설을 읽어줘.”
“네 소설을?”

한수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제일 먼저 읽을 기회를 주는 거야.”
“난 그렇게 좋은 독자는 아닌데.”
“토 달지 말고 읽으라면 읽어.”
“알았어. 읽을게.”

나는 흔쾌히 대답했다. 뭐, 읽어준다고 나쁠 것도 없지. 난 소설 좋아하기도 하고. 하지만 한수영은 내 반응이 의외였는지, 재차 물어왔다.

“······진짜로?”
“진짜로.”

한수영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나를 바라보더니 말했다.

“어쩌면 3천 편 넘을지도 몰라.”
“딱 내 취향이겠네.”
“재미 없을지도 몰라.”
“네가 쓰는데 재미가 없겠냐?”

내 말에 한수영이 눈을 크게 떴다. 뭔가 머쓱해진 내가 말을 덧붙였다.

“무슨 장르로 쓸 건데?”
“그건 그때 봐서······.”
“로맨스는 어때?”
“······로맨스를 어떻게 3천 편이나 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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